신앙글

우리는 오늘도 주님을 난도질했습니다.

모래알1 2004. 12. 3. 17:08
서로 많이 차지하려고 갈가리 찢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렇게 찢기지도 않으셨고 죽지도 않으셨습니다.
왜? 주님은 어떤 특정한 사람, 특정한 단체의 주님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주님이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나뉘어 질 수 없고 나뉘어 지지도 않는데 우리는 그분을 나누어 갖고 싶어 합니다.
우리는 나름대로 어떤 잣대와 저울을 가지고 다니며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주님의 량을 달아보고 재보고
내가 가지고 있는 기준에 미달하거나 넘치면 사정없이 매도하지요.
당신은 가짜라고... 내가 진짜라고.

그러나 그분은 그렇게 우리 입맛대로 정형화 시킬 수 있는 분이 아닙니다.
그분은 마치 물 같아서
네모난 사람을 만나면 네모가 되고, 세모난 사람을 만나면 세모가 되고
둥근 사람을 만나면 둥근 모양이 됩니다.
그래서 모든 것의 모든 것이 되시는 분이시며
당신을 두고 어떤 형상도 만들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인간은 불완전해서 가시적인 것에 잘 미혹되기 때문이지요.

어쩌면 우리가 주님이라고 알고 있는 것은 그분의 발뒤꿈치 일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그분을 온전히 알고 있는 냥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일종의 우상을 만들어 놓은 거나 마찬가지지요.
그러니 내가 알고 있는 분이 진짜고, 네가 알고 있는 분은 가짜니 하는
부질없는 논쟁은 하지 마시고 주님의 섭리에 맡기십시오.
우리가 세례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사람이 되었다면
무엇이 선인지 악인지 판단하고 싶은 태초의 유혹에서 벗어나십시오.
더 이상 남을 판단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인간의 몫이 아니라 주님의 몫입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분의 가르침대로 살지 못한다고 생각되는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뿐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 일 하실 수 있게 해 드리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해야 할 일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