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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교수의 연구에서 우리 사회가 간과하는 점

모래알1 2005. 5. 27. 18:54

글쓴이: tainm7 수정시간: 2005-05-22 12:57:37 조회: 48863

요즘 우리 사회의 굉장한 이슈는 줄기 세포연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연일 뉴스 보도를 장식하고 있고 네이버검색어에 '황우석'교수가 올라와 있는 것만 보아도 최근 줄기 세포 연구가 얼마나 우리사회에서 쟁점적인 문제인지 알 수 있다. 필자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본다. 첫째, 무엇보다도 이 연구가 전세계 엄청난 숫자의 신경계질환 환자와 장기 이식을 필요로 하는 환자, 각종 희귀병 환자 등 인간이 지금까지 정복할 수 없었던 대부분의 질병에 대한 치료의 가장 근본적인 메커니즘을 제공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이러한 위대한 일을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 자력으로 이뤄냈다는 점이 우리나라의 민족적 자긍심을 불태워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사회는 가장 중요한 과정을 간과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바로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신중한 고찰이다. 그러면 먼저 왜 윤리적인 문제가 되는지 알아보기로 하자.


줄기세포 치료의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환자의 체세포로부터 핵 추출 -> 핵을 제거한 난자에 이것을 이식(수정란 상태.) -> 전기충격 -> 세포분열시작 -> 배 (분화전 상태. 줄기세포) -> 분화 -> 필요한 세포만 추출 -> 환자에게 이식

그런데 이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두가지 윤리적인 문제가 생긴다.

1. 체세포 복제과정은 인간복제이다.

2. 분화전의 배아를 생명으로 보아야 하지 않는가?

1 에대한 설명: 체세포로부터 핵을 추출해 난자에 이식하는 것은 엄연한 인간복제이다. 인간이 생명을 마음대로 복제(새로운 생명의 탄생이 아닌)할 수 있는가?

2 에 대한 설명: 분화전의 배아는 자궁에 주입 할 경우 착상하여 아기가 될 수 있다. 이것도 생명으로 보아야 하지 않는가? 이것이 생명이라면 이 치료는 마땅히 살인행위가 아닌가?


필자도 의사를 꿈꾸고 있는 한 고등학생으로서, 중풍으로 사망하신 조부를 둔 손자로서 처음에는 이 연구에 찬성했었다. 왜냐하면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연구가 성공할 경우 지구상의 대부분의 난치병들(신경계질환, 장기이식 필요 질환, 각종 마비 등)을 치료하는데 가장 근본적인 치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를 필자가 볼때 이 연구의 시비여부에 대해 너무도 간과하는 점이 많다는 것이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이 연구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언론이 황우석 교수의 연구를 일방적으로 옳다고 보도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지금 당장 이 연구를 늦춘다고 해서 큰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어차피 이 방법을 실제에 적용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이 방법이 완전히 새로운 것이기 때문에 전혀 예측하지 못한 문제가 생길 수 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당장 급급하게 연구를 진행하기 보다, 잠시 한 템포 늦추고 우리사회가 지금까지 간과해 왔던 문제를 감정에 치우치지 말고 신중히 고려해 보아야 하겠다.


이어서 이번에는 줄기세포연구를 대하는 우리나라 언론에 대해 조명하겠다.

지금 우리나라 언론은 이 연구에 대해 너무도 편중된 보도를 하고 있다. 실례로 어제 5월21일 MBC 뉴스데스크에서도 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하는 부시의 주장을 은근히 비방하면서 생명윤리논쟁의 쟁점사항은 언급하지 않고 황우석교수의 이번 연구가 옳다고 편중보도했다. 또한 각종 언론들을 보아도 생명윤리논쟁의 쟁점사항에 대해서 깊은 보도를 하지 않고 이번 연구의 장점만을 언급하고 있다. 게다가 지금의 언론은 반대의견은 부시의 것을 보도하고 반미감정으로 반대의견을 비판하도록 하고 있다. 지금 필자는 부시가 무조건 옳다는 얘기가 아니다. 필자도 처음 부시가 이 연구를 반대한다고 했을때 이라크에 대해 가장 비인도적인 폭력을 자행한 주제에 생명윤리를 언급하는 부시가 못마땅했다. 그러나 부시는 부시고 주장은 주장이다. 히틀러가 주장을 했다고 해도 맞는 주장이면 맞는 것이다. 우리는 부시의 주장을 깊이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그런데 언론이 이에대해 이러한 편중보도를 하고 있는 점은 질책받아 마땅하다. 우리국민의 많은 이들이 이 연구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이 연구의 메커니즘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 할 경우 이 연구가 가지는 윤리적인 문제또한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 이런상태에서 언론이 국민들에게 객관성있는 보도를 하지않고 한쪽에 치우쳐 보도를 한다면 국민들은 그 문제가 어떤 것인지도 모른채 언론만 따라다니게 될 것이다. 가장 객관적이어야 할 언론이 이렇게 편협한 사고방식을 가지고 보도를 한다면 그 언론은 이미 언론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필자도 이 연구가 무조건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 연구의 시비여부는 생각의 차이에 있기 때문이다. 즉, '배아를 생명체로 보아야 하는가? 생명으로 본다면 환자의 생명이 우선인가? 아니면 배아의 생명이 우선인가?' 의 해답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답이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금 필자가 주장하는 것은 이 연구의 시비여부가 아니다. 이 연구에 대한 깊은 고찰이 없이 급급하게 연구를 진행하는 우리 정부와 그렇게 여론을 몰아가는 언론이 못 마땅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반드시 깊이 생각되어야 하는 문제이며 생명윤리 또한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