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가 친구와 함께 산책을 하는데
앞서 가던 한 남자가 허리를 굽히더니 땅에서 무언가 줍는 것이 보였다.
“뭘 본 걸까?”친구가 말했다.
“진리의 한 조각이지.” 악마가 대답했다.
“아니 그런데 자네는 아무렇지도 않나?”친구가 물었다.
“내가 왜?”악마가 대꾸했다.
“이제 그가 맹신에 빠져들게 내버려두는 일만 남았는데.”
종교적 신조는 진리에 이르는 길을 가리키는 이정표의 하나이다.
그러나 그 이정표에 집착하기 시작하면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 길은 오히려 막히고 만다.
이미 얻었다고 굳게 믿는 바에야 새삼 찾아나설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앤소니 드 멜로 / 바다로 간 소금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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