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두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스승을 팔아넘기고 자신의 뜻과는 다르게 진행되는 현실 앞에
좌절하고 절망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서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죄인이 된 가리웃 사람 유다이고
또 한 사람은 스승이자 가장 절친한 친구의, 가장고통스러운 현실앞에
“나는 이 사람을 모른다.”며 외면한 배신자이면서도
자신의 못남을, 자신의 약함을 통감하며 땅을 치고 통곡한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선, 훗날 그리스도교의 수장이 된 베드로이다.
이 두 사람은, 어쩌면 다른 두 사람이 아니라
내 안에 내재해 있는 양면성인지도 모른다.
희망이 없는 듯 한 칠흑 같은 어둠과 맞닥뜨릴 때
유다처럼 실망하고 좌절하여 주저앉을 수도
베드로처럼 다시 재기의 발판으로 삼아 일어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은, 신앙인은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되는 그 순간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그래서 다시 일어서는 그런 사람일 것이다.
음모와 배신과 죽음의 그림자가 넘실거리는 밤
당신이 당하신 고통도 고통이려니와
그토록아낌없이 사랑했던 제자들의 배신을 마음 아파하셨을 예수님과
두 사람을 보며 나 자신을 본다.
나는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가? 그 선택은 오로지 내 몫이다.
그 선택에 대한 책임 또한 내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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